내가 즐겁게 마신 와인들 (품종별 와인 추천)


갱신 시점

(WNNT_353) 2024년 4월 13일
폴 자불레 애네 크로즈 에르미타쥬 도멘 드 탈라베르


기록이 조금씩 쌓여서, 나에게 좋은 기억이었던 와인을 따로 분류해 두고 싶었다.
그 김에 품종에 대한 코멘트도 남겨두고, 어떤 분들께는 와인 추천이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새로운 와인을 마실 때 마다 번호를 붙여서 기록한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맛있다고 기록했던 와인이, 바뀐 내 입맛 때문에 좋지 않은 기록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그런 케이스도 모두 가져왔다. 어떤 시점에는 분명 좋은 기억이었으니까.

그리고 어딘가 써 놓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 같아서, 품종이나 블렌딩, 지역에 대한 간단한 메모도 추가 했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임을 미리 밝혀 둔다.


Table of Contents


보르도 스타일 (보르도 / 토스카나 IGT / 신대륙)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던 블렌딩 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사용하는 아주 유명한 블렌딩이다. 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메인으로 비율을 잡는다. 탄닌과 산도가 좋은 까베르네 소비뇽 비율이 높으면 와인 구조감이 튼튼하게 잡힌다. 그리고 풍성하고 달달한 메를로가 추가되어 과일 풍미를 덧붙인다. 오크 숙성을 충분히 하여 까베르네 소비뇽에서 나오는 탄닌과 피망 같은 식물성 뉘앙스를 누그러뜨리고, 블렌딩한 품종들이 잘 어우러지게 만든다.


보르도

보르도 블렌딩이 시작된 이유는, 비가 자주 오는 보르도 특성 상 서로 다른 특징의 두 품종을 함께 키워서 블렌딩 후 최종 퀄리티는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 이라고 들었다. (좌안) 까베르네 소비뇽은 자갈 토양처럼 물이 잘 빠져 건조한 땅을 좋아하고, (우안) 메를로는 축축 질퍽한 토양을 좋아해서 성질이 다르다. 두 품종이 다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날씨였던 해가 그레이트 빈티지겠지? (잘 자란 품종을 많이 넣을까? 덜 넣을까? 힘이 쎄니까 덜 넣으려나?)


토스카나 IGT (수퍼 투스칸)

먼저, 대부분 구대륙 와인 산지는 자체 등급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자국 토착 품종을 우선시 하는 정책을 보인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은 산지오베제로 유명해서, 국제 품종을 사용하면 메인 등급을 주지 않고, 약간 별외 등급인 IGT를 부여한다.

토스카나 지역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등으로 와인을 만들던 이들이 그렇게 IGT를 받았지만, 오히려 그 와인들이 너무 유명해져서 수퍼 투스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토스카나 IGT에는 국제 품종만으로 만든 것도 있지만, 대체로 산지오베제가 소량 추가 된다.

진짜배기 수퍼 투스칸은 몇십만원이 훌쩍 넘는 비싼 와인이지만, 3rd 와인 정도는 나도 마실 수 있다. 실제로 맛도 좋았다.


신대륙

보르도 와인이 워낙 유명하니까, 신대륙(특히 북미)에서도 많이 만든다.


까베르네 소비뇽 / 메를로 / 피노 누아

다른 분류에 속한 시라 까지 포함해서, 이들을 국제 품종이라 부른다. 아주 인기가 많거나, 어디 서든 잘 자라는 품종들이라서 세계 곳곳에서 키워내기에 그렇게 부르나 보다.


까베르네 소비뇽

피망 혹은 cut grass(잔디 깎은 냄새) 류 향이 특징이다. 까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을 붙여 만들었다. 구대륙 와인 중 에서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 못 본 것 같다. 까베르네 소비뇽은 뜨거운 날씨를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로 북쪽이라 충분히 익지 못 하는 것 같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토착 품종 관리를 하는 곳 이라 잘 안 만드는 것 같고.

그래서 남미,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 등 더운 지역에서는 과일 뉘앙스를 끌어올려 단일 품종으로도 많이 만든다.


메를로

미안하지만 내 불호 품종이다. 단 뉘앙스가 강하고 산도가 낮아서 자꾸 맛이 축축 처진다. 그래서 와인 설명에 초콜릿 뉘앙스 라고 적혀있으면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편이다.

그나마 로쉐 마제는 저렴한 포도로 만들어서 그런지 단 맛이 적어서 오히려 좋았다. 물론 가격 대비 좋다는 의미다. 데일리로는 로쉐마제 시리즈가 최고다.


피노 누아

와인 애호가의 종착지는 피노 누아와 샴페인이라고들 한다. 동의하지 않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쩌면 그럴지도’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와인을 마시다 보면 점점 달고 묵직한 맛보다는 섬세하고 향긋한 쪽을 찾게 되더라. 그 와중에 향은 또 힘차게 나줬으면 좋겠고, 산도도 산뜻하길 원한다.

이런 계열을 떠올려보면, 산지오베제 / 네비올로 / 템프라니요 / 일부지역 시라(북론, 랑그독) 등이 있다. 내 기억과 경험으로는,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이 이들보다 향과 맛이 더욱 산뜻하고 과일 풍미가 강했다.

하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서 인지, 키우기 힘들어서 인지 가격이 높다. 가뜩이나 포도 껍질이 얇은데 한 송이에 많은 포도알이 따닥따닥 붙어 있어서 습기나 곰팡이에 의한 피해를 입기 쉽다고 한다.


시라 / 쉬라즈(블렌딩) / GSM / 그르나슈(블렌딩)

프랑스 론 지역 주요 품종들과 시라의 다른 이름인 쉬라즈까지 모았다.


시라

나의 최애 품종 중 하나. 시라는 생산 지역에 따라 스타일이 확확 바뀐다. 프랑스 론 지역 중에서 북쪽, 줄여서 북론이 상대적으로 서늘해서(북쪽이니까) 섬세한 스타일로 와인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쪽 와인을 좋아하는데, 아직 경험은 많지 않다.

그나저나 정리하고 보니 진짜 몇 번 안 마셨네. 그동안은 이탈리아 끼안티 와인에 집중했었는데, 이제 북론을 파봐야겠다.


쉬라즈

시라를 호주 스타일로 만들면 쉬라즈 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풍성한 과실 뉘앙스, 묵직함, 높은 알코올 도수가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대체로 더운 지역에서 와인을 만들었을 때 나타난다.


쉬라즈-까베르네 소비뇽 블렌딩

와인 생활 2년 차 즈음, 2년 동안 거의 격일로 와인을 마셔 대는데도 과일 색 구분이 안 되고, 오크 뉘앙스가 무엇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서 침울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이제 와인은 접고 위스키를 마셔볼까 하고, 거의 반년 동안 와인을 놨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결국, 이 풍성한 과실 뉘앙스와 발효주의 감미로운 맛을 다시금 일깨워준 게 이 쉬라즈 까베르네 소비뇽 블렌딩 와인이다. 가격도 저렴해서 편하게 마시기엔 딱 이다.


GSM 블렌딩 (그르나슈, 시라, 무흐베드르)

프랑스 론 지역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꼬뜨 뒤 론’ 등급이 GSM 블렌딩을 사용한다. 지역으로 구분하면 북론이 시라, 남론은 GSM블렌딩이다.

G는 그르나슈, S는 시라, M은 무흐베드르.


그르나슈를 포함한 블렌딩

그르나슈는 붉은 과일 풍미가 좋지만, 상대적으로 탄닌과 산도가 부족해 구조감이 튼튼하지 못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론에서는 다른 품종을 블렌딩해서 많이 사용한다.

와인폴리(링크)에 따르면 스페인이 고향인가 보다. 스페인에서는 가르나차 라고 부른다.


산지오베제 / 네비올로 / 발폴리첼라 / 그 외

이탈리아 품종과 지역을 구분했다. 산지오베제와 네비올로는 품종이고, 발폴리첼라는 지역 혹은 와인 스타일이다. ‘그 외’는 이탈리아 남부 혹은 구분이 애매한 것을 모아두었다.


산지오베제

현 시점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품종. 이 품종을 좋아한다기 보단, 산지오베제로 만든 끼안티 클라시코, 그 중에서도 더 선별한 포도로 만든 그란 셀레지오네가 아주 감탄스럽게 맛있다.

붉은 과일 풍미, 말린 허브 뉘앙스가 아주 좋다. 토마토 잎이 특징이라는데, 알 것 같기도 하다. 산도가 높지만, 원래 신 맛을 싫어하는 나도 적응해서 마실 만큼 산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품종/와인 이기도 하다.

산지오베제의 클론인 ‘브루넬로’로 만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DM)도 아주 유명한 와인이다.


네비올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를 만드는 네비올로다. 옅은 색과 하늘하늘한 붉은 과일 및 꽃 향이 피노 누아와 유사해서 곧잘 비교되지만, 네비올로는 탄닌이 아주 강하다.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는 마을 이름인데, 이들을 포괄하는 지역 이름이 랑게다. 그래서 랑게 등급 네비올로 와인을 마시면 가격도 좋고 품종 특징도 관찰할 수 있다.


발폴리첼라

와인 생활 초반에 아주 좋아했던 지역이자 와인 스타일이다. 코르비나 / 론디넬라 / 몰리나라 등 여러 토착 품종을 블렌딩 한다. 이 중 코르비나가 메인이다. 이 스타일은 검은 과일 뉘앙스가 묵직하고 진하게 난다. 단 맛도 있다.

이 품종들을 말려서 당분을 끌어올린 뒤 와인을 만들면 아마로네가 된다.


그 외 지역 및 품종


템프라니요 / 모나스트렐 / 가르나차

스페인 대표 품종을 모았다. 써 놓고 보니 가르나차는 마신 적이 없네. 찾아봐야겠다.


템프라니요

스페인 중에서도 리오하 지역을 대표하는 품종이다. 붉은 과일 뉘앙스를 내며, 숙성 등급에 따라 크리안자 -> 리제르바 -> 그란 리제르바 로 표시되어 있다.


모나스트렐(무흐베드르)

프랑스 론에서 무흐베드르라고 부르는 이 품종은, 원래 론의 주력 품종이었지만 필록세라 대응책으로 나온 미국 포도나무 뿌리와 접목이 순탄치 않아서 지금은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페인은 워낙 뜨거워서 인지 필록세라도 오지 못해, 모나스트렐이 단일 품종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말벡 / 진판델 / 포트

조합이 난해하지만, 남은 품종/스타일을 모았다.


말벡

내가 좋아하는 말벡인데, 이렇게 따로 뺄 게 아닌데 아쉽다. 풍성한 과일 뉘앙스가 좋다. 산도도 나쁘지 않다.


진판델

진판델은 미국 품종이며, 단맛이 강하다고 한다. 이탈리아 프리미티보와 같은 품종이다. 원조는 크로아티아 라고 하던가?


포트

유명한 주정강화 와인 중 하나인 포트 와인. 주정 강화 와인은, 먼 지역까지 와인을 멀쩡하게 가져가기 위해 브랜디를 섞어서 도수를 높였다. 높은 알코올이 여러 변화로부터 술을 지켰던 것이다. 이런 포트 와인은 스위트 와인이다.


샤르도네(샤도네이) / 소비뇽 블랑 / 비오니에

화이트 와인은 어떻게 분류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이 세 개를 그룹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 와인이 가진 특징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스위트 와인이나 병 모양이 특이하게 길쭉한 것들을 제외하면, 흔히 생각하는 화이트 와인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품종들이라고 생각한다.


샤르도네(샤도네이)

샤르도네는 다른 전문가의 표현에 따르면 도화지처럼 깨끗해서(뉴트럴해서) 오크 숙성 여부 및 떼루아, 양조 방법에 따라 성격이 크게 바뀐다. 프랑스 부르고뉴 북쪽의 서늘한 샤블리에서 만들면 날카로운 산도와 레몬 풍미를 가진 아주 신선한 와인이 될 수 있다. 뜨거운 미국 나파밸리에서 키우고 오크 숙성을 진득하게 해내면 버터리한 풍미와 열대과일 뉘앙스를 특징으로 하는 와인이 되기도 한다.


소비뇽 블랑

상큼한 과실, 높은 산도, 풀 향이 특징이다. 보르도가 고향이지만 지금은 프랑스 루아르 밸리와 뉴질랜드에서 유명하다. 특히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가성비가 아주 좋다.


비오니에

유질감, 묵직함, 열대 과일 뉘앙스가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뉘앙스를 가진 품종인데, 4~5만원대로 가격으로 제대로 만든 비오니에를 맛보고 싶은데 잘 없다.


리슬링 / 게부르츠트라미너

프랑스 알자스는 역사적으로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멘 이름도 독일 느낌이 물씬 난다. 사용하는 품종도 비슷하다.


리슬링

등급이 꽤 어려운 이름으로 복잡하게 나뉘는데, 핵심은 와인이 스윗할 수록 좋은 포도를 골라서 사용한 것이고 등급도 높다. 아마 아우스레제 등급이 많았던 것 같은데, 산도와 당도가 모두 있어서 아주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다.

리슬링은 기름 냄새가 특징이라고 하는데, 나는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건 없다.


게부르츠트라미너

내 기억에 게부르츠트라미너는 리슬링과 비슷한 와인으로 저장되어 있다. 병모양도 유사하고 이름도 독일 느낌이 나서 그런 것 같다. 역시나 스윗하고 산도가 좋다.


화이트 블렌딩 / 그 외

구분이 어렵거나, 단일 품종이 아닌 와인들을 모았다.


프랑스 론 지역 화이트 블렌딩

론 지역 화이트는 그르나슈 블랑, 비오니에, 루싼, 마싼 등 여러 품종이 섞이니까 여기다 모아놔야겠다.


보르도 소테른

귀부 균을 이용해서 만든 스위트 와인이다. 한 번 마셔봤는데 기분 좋은 단 맛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보통 블렌딩을 하는데 쎄미용 위주이며, 소비뇽 블랑을 소량 추가한다.


Small Grain Muscat (Moscatel de grano menudo)

모스카어쩌고 시리즈들은 아직 공부를 안 해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맛있게 마시긴 했기 때문에 일단 기록으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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