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 – 꼭 마셔봐야 할 와인. 저렴한 가격에 숙성 뉘앙스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여러 이유로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그래서 와인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주제인 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는 좋은 선택이었다.

비슷한 선택지로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란 그랑 리제르바’가 있다. 하지만 할인 전 기준으로 가격도 더 높고, 같은 시기에 LAN은 2014 빈티지가 풀려있다. 파우스티노는 2010 빈티지다.

내가 뭐라고 우열을 가릴 건 아니지만, 장단점을 짚자면 숙성 뉘앙스가 궁금하면 파우스티노, 숙성된 과일 뉘앙스가 궁금하면 란 그랑 리제르바를 권하고 싶다. 그래봐야 3~5만원대 와인이니까 둘 다 마셔보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어쨋거나 가격과 맛을 생각한다면, 와인 생활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와인이다.


와인구매부터 뒷정리까지 기초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면,
 ‘와인 마시는 방법’ 게시물(링크)을 참고해주세요.



관련 사이트 링크

각 사이트의 ‘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 안내 페이지 링크 입니다.


테크 시트
– 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
(빈티지 정보 없음)


WNNT_027 – 파우스티노 1세 그랑 리제르바

와인 생활 시작 후, 27번째로 마셨던 와인.


노트 – 2020년 7월 8일

2008년 빈티지, 홈플러스 2만원 후반.

우와~ 향이 끝내준다. 내가 좋아하는 오크향과 붉은 과일향이 느껴진다. 웹 검색으로는 가죽, 바닐라, 체리 같은 향과 맛이 있다는데, 어휴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 솔직히 뗌쁘라니요가 주요 품종인 스페인의 리오하 와인은 당연히 맛이 비슷한 것 같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2008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으니 숙성도 오래되었다. 잔 안에서 부드럽고 진득한 와인이 맛깔스러워 보인다. 실제로 맛도 좋다.


노트 – 2021년 3월 11일

2009년 빈티지, 고리와인샵 3만원대.

맛있다. 한번 더 마셔봐야겠다. 뗌쁘라니요에 가졌던 기존 인식을 확 깨준다. 향이 붉고 밝고 약간 기름진? 냄새가 나긴 하는데 약간 떨어져서 맡으면 아주 좋다. 입에서는 타닌이 생각보다 꽤 있고, 붉은 과일 뉘앙스에 적당한 숙성 향이 있다.

그런데 2009년 빈티지임에도 갈색 림이 안 보인다. 다음에 먹을 때는 10시쯤 오픈 해서 1시간 정도 미리 브리딩 하고 먹어보자.

2023년 7월 메모
갈색 림이 안 보인다고 한 것은, 애들 깰 까봐 약한 조명 아래에서 관찰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트 – 2023년 5월 1일

2010년 빈티지, 이마트 3만원 후반.

오랜만에 마셨는데 아주 만족했다. 풍부한 과실 향과 함께 오크 뉘앙스의 강렬한 무언가가 느껴졌는데, 이게 뭘까? 버터리? 너무 맛있었다.

여행 피로가 덜 풀려서 오늘은 마음 편히 즐겨야겠다. 반드시 다시 마셔보자.


노트 – 2023년 7월 31일

  • 시간 : 냉장실 8시 40분 -> 9시 오픈 -> 10시 시작 -> 12시 끝
    • 피닉스 보르도 : 9시 첫 잔은 알코올이 좀 튀는 것 같았는데, 같은 잔 10시에는 알코올이 거슬리지 않고 꽉 찬 향이 좋다.
    • 피닉스 버건디 : 30분 두었는데, 향이 너무 퍼진다(=안 맡아 진다). 보르도 잔에 마셔야겠다. 다른 일 하며 생각 없이 마시는 거라면, 코가 편하니까 이 잔이 더 좋을 것 같다.

[와이너리 테이스팅 노트, 구글 번역]

Cherry red developing to an intense ruby colour. Intense and complex. Well integrated sweet and warm hints with ripe fruit, notes of vanilla and sensations of cinnamon, blond tobacco and cocoa.
강렬한 루비 색상으로 발전하는 체리 레드. 강렬하고 복잡합니다. 잘 익은 과일, 바닐라 노트, 시나몬, 블론드 토바코, 코코아의 센세이션과 잘 어우러진 달콤하고 따뜻한 힌트.

Elegant in the mouth, structured and with good acidity. The finish is sweet and surprising for a Rioja Gran Reserva. There is an aftertaste of the blend of very ripe fruit, vanilla and roasted notes.
입안에서 우아하고 구조감이 좋으며 산도가 좋습니다. Rioja Gran Reserva의 마무리는 달콤하고 놀랍습니다. 매우 잘 익은 과일, 바닐라, 로스팅 노트가 어우러진 뒷맛이 있습니다.


[눈]

코어는 여전히 진하지만 림이 노랗게 색이 날아갔다. 투명도는 클리어하지 않고 탁하다. 코어 색상은 주황빛이 감도는 붉은 빗, 그러니까 가넷이라고 해야겠다.


[코]

첫 오픈에서 수명을 다한 와인에서 느꼈던 퀘퀘한 향이 올라왔다. ‘설마… 가셨나?’ 했지만 30분 이상 시간이 흐르자(= 브리딩을 했더니) 점점 다시 맡고 싶은 향으로 바뀌었다.

와이너리의 테이스팅 노트를 길잡이 삼아 하나씩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문득 연필심이 떠오른 뒤에 다른 것들이 연상되지 않는다. 연필심이라 함은 어릴 적 연필 뒤쪽을 씹을 때 느꼈던 나무와 흑연의 맛과 향이다.

잔에 따른 향 비교를 위해 피닉스 버건디 잔도 맡아봤는데, 역시 향이 많이 퍼진다(=얇아 진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코가 지치지는 않는다. 취향 차이 혹은 향에 민감하거나 코가 예민한 사람은 피닉스 버건디 잔에 마셔도 될 것 같다.

오크 숙성 뉘앙스가 꽤 있지만 확실히 검은 과일은 아니다.

와이프가 한 모금 마시고 나무와 후추를 이야기했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나는 그냥 오크 뉘앙스로 퉁치고 넘어갔던 향 중에 스파이시한 부분과 알코올의 알싸함을 합치면 후추라고 여길만 하겠다. 나 혼자 테이스팅 할 때 이걸 찾아낼 수 있을까?


[입]

일단 산도가 가장 먼저 인식되었다. 색과 향만 보면 전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갑자기 산도가 확 오니까 더 강하게 인식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과일은 묵직한 붉은 과일이다. 과육이 생각보다 크다고 해야 할까? 체리 계열은 아니다. 베리 인데, 그 중에서도 단맛 비중이 조금 더 높은 쪽이다. 딸기? 오케이 그거다. 자두? 씨를 빼고 과육만 먹은 거라면 납득할 수 있다. 라즈베리? 그 정도로 산도가 높지는 않다.

탄닌이 없는 줄 알았는데, 혓바닥에 이물이 생기고 입 천장을 혓바닥으로 밀어보면 아주 작게 자글자글 꺼끌거리는 탄닌이 있다. 인식하고 나니 입안 곳곳을 쪼이는 탄닌이 느껴진다.

향에서 검은 과일이 전혀 없다고 했는데, 맛에서는 조금 다르다. 산도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느껴지는 붉은 과일의 단맛이 입에서는 조금 더 강해졌다. 여기에 어두운 오크 뉘앙스가 더해져 검은 과일이라고 할 법하다. 이때 강해진 단 맛이란, 신대륙 와인의 그 기분 나쁜 잔당감이 아니다. 산도가 잘 받쳐주는 기분 좋은 단맛이다.


[피니쉬]

10초 이상 꽤 길게 간다. 근데, 10초? 무슨 기준으로? 입안에 와인이 남지 않게 꿀꺽 마신 순간부터 입안의 향이 사라지는 순간까지를 재나? 그럼 이 와인은 30초가 지난 이 순간까지 입안에 과일은 없어졌지만 텁텁한 오크뉘앙스가 남아있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과일이 남아있는 시간을 재는 건가? 확인이 필요하다.


[생각나는 대로 적기]

잔은 피닉스 버건디를 써야겠다. 보르도 잔으로 15분 넘게 테이스팅 노트 풍미 찾기 놀이를 했는데, 어느 순간 코가 얼얼하게 마비된 것을 느꼈다. 그러다 피닉스 버건디 잔을 맡아보니 향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보르도 잔을 맡으니까 향이 났다. 아마 코가 마비되어 순간 역치가 올라간 모양이다. 조금 뒤 팔렛 테이스팅을 10~20분 정도 하다 코 마비가 풀렸는지 피닉스 버건디 잔에서 아주 좋은 향이 났다. 이때 피닉스 보르도 잔 보다 훨씬 섬세하고 적당히 잘 퍼진 향을 맡을 수 있었다.

1시간동안 피닉스 버건디 잔으로 1잔만 마셨다. 9시 부터 11시까지 선채로 병브리딩한 2번째 잔을 피닉스 버건디 잔에 따랐다. 스월링하지 않고 맡은 첫 시향에서 포도 줄기를 떠 올렸다. 잔에서 코를 살짝 떨어뜨리고(이때 인중이 잔에 닿지 않았음) 향을 맡았을 때 라가불린이 떠올랐다. 스모키 인가?. 스월링 했더니 다 섞여서 다시 맡아지지 않는다.

스월링한 잔에서는 앞서 1시간 정도 세워 둔 것 보다 훨씬 산뜻한? 생기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포도 줄기 뉘앙스(그린, 오크 등)가 그 중심에 있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바닐라 노트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도저히 못 찾겠다.

지금까지 피닉스 버건디 잔에서 코를 잔 가운데(0,0)에 두고 흐읍법으로 맡았다. 같은 위치에서 킁킁법으로 맡아 봤지만… 잘 모르겠다. 흐읍법을 더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편해서 그런 걸까? 나는 흐읍법이 더 편하고 향도 잘 맡아진다. (흐읍법, 킁킁법 링크)

팔렛에서 과육이 크지 않다. 큰 자두를 앙 베어 물었다기 보다는, 어릴 때 자주 보았던 지름 3cm 가량의 보라색으로 잘 익은 자두를 씨 빼고 한 개만 먹은 것 같다.

미간과 인중이 잔에 닿도록 코를 댔다(=잔에 코를 깊숙이 넣었다). 어? 오크보다 과일 향이 더 주요한 것 같은데. 다시 맡아보니 내가 오크와 과일 특성 중 어느 쪽에 더 신경 쓰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향의 분류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럼 둘은 거의 같은 양(?)일 테니 이런 걸 밸런스가 좋다고 얘기하나?

와~ 산도, 탄닌, 단맛까지 아주 완벽하다. 산도 덕분에 과일이 잘 느껴지고, 삼키면서 입안의 탄닌과 오크의 느낌도 너무 좋다.


[안주와 함께]

와인만 곱씹으며 즐길 땐, 아주 좋은 와인으로 느꼈었다. 하지만 안주의 풍미가 들이대자, 이겨내지 못하고 와인의 풍미가 숨어버렸다(=가려졌다). 이게 와인의 힘이 약하다고 표현하려나?

다음에 안주를 매칭한다면, 양념없는 고기류, 닭가슴살/안심 샐러드 정도를 곁들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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