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스토리 까베르네 소비뇽] – 향은 쏘쏘. 맛은 대만족!


와인 생활 초기에 한 번 마시고 꽤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까베르네 소비뇽을 여러 번 마시면서 좋지 않은 단맛을 자주 느꼈고, 이 지역에 선입견이 생겼다.

블로그 핑계로 거의 2년 만에 1000스토리 까베르네 소비뇽을 다시 마셨는데, 그 편견을 깨주었다. 당연하게도 모든 캘리포니아 와인이 그런 것은 아니구나.

할인 할 때 3만원 초반으로 구매하면 가성비가 딱 좋을 것 같다.


와인 구매 방법부터 뒷정리까지
와인 생활이 궁금하다면,
 ‘와인 마시는 방법’ 게시물(링크)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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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링크


WNNT_029 – 1000스토리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생활 시작하고, 29번째로 마셨던 와인.


와인 사진 – 라벨 / 잔 / 비비노



테크 시트 – 1000스토리 까베르네 소비뇽 2021

와이너리가 최신 빈티지 테크시트만 올려 놓았다.


노트 – 2020년 7월 18일, 2017빈티지

1000 스토리 까베르네 소비뇽, 이마트 행사가 2만원대.

대형마트에 와인코너 전담 직원이 있다면 연락처 드리고 할인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나는 회사 근처 이마트 직원에게 그런 요청을 해두었는데 한 달에 몇 번씩 문자가 온다.

최근에 받은 내용은 6만원대 와인을 행사 가격 2만원대에 준 단다. 점심시간에 헐레벌떡 사러 갔더니, 통상 할인 전 가격은 3만원대였다. 그래도 1만원 싸게 샀으면 그걸로 됐다 싶어서 오늘 열었다.

오 맙소사 맛있네. 게다가 비비노 평점이 4점?! 짧은 경험이지만 역시 까베르네 소비뇽은 3만원 넘으면 어지간하면 다 먹을 만하다. 괜히 레드 와인의 왕이라고 할까.

와인 생활 초기인 내가 느끼는 향과 맛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 붉은 과일
    • 라즈베리, 딸기 같은 느낌
    • 상큼하고 달큼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는 약간 산뜻한 느낌
    • 위와 비슷한 뉘앙스를 내면서 조금 더 푹 익고 졸인 느낌이 날 수 있다. 그럴 때는 잘 익은 과일 혹은 Jammy하다 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 검은 과일
    • 블랙베리, 블랙체리, 프룬(자두) 같은 느낌
    • 상큼함 뒤에 더 붙어오는 그 뭐랄까 진득하게 톤 다운된 느낌
    • 솔직히 검은 과일 뉘앙스를 잘 모르겠다. 붉은 과일과 오크를 합친 느낌과 뭐가 다를까?
  • 검붉은 과일
    • 검은 과일과 붉은 과일이 비슷한 비율로 섞였을 때 검붉다고 얘기 한다.
  • 오크 숙성 뉘앙스의 유무
  • 탄닌과 산도의 강약

이 와인은 붉은 과일의 향과 맛이 난다.
오크 향이 많이 난다는 데 난 왜 안 나지? 구분을 못 하나?
산도는 거의 없는 것 같고, 타닌은 조금 있다.
음~ 향이 너무 좋다.

지금 생각해보면 총각 때, 롤 게임 하느라 밤새 놀고 그런 게 다행이지, 그때 와인 시작했으면 진짜 애저녁에 파산 했을 것 같다. 원래 생일 선물로 건담 프라모델 하나씩 받았는데, 올해부터는 프라모델 대신 저녁 파티도 없애고 원하는 와인 20만원 이하 1병 구매로 합의 봤다. 조만간 시음할 와인은 바로~ 케이머스!! 아아 기대된다.

2023년 7월 메모
와인 가격 구조는 참 특이하다. 내가 이해한 내용은 이렇다.
* 수입사가 책정한 금액 (터무니 없이 높음)
* 매장에서 평소 판매하는 금액 (위 보다는 낮지만 세금 문제로 해외 평균가 보다 약 2배가량 높다)
* 할인 금액 (매장의 비정기적인 할인 행사 혹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 가격)


노트 – 2023년 8월 3일, 2018 빈티지

  • 와인 컨트롤 : 8시 냉장고 -> 9시 오픈 -> 10시 시작
    • 평일 점심시간에 구매하고, 오후 업무시간 동안 지하주차장 차 안에 있었는데도 온도가 꽤 올라간 상태였다. 구매 다음 날 오픈 할 때도 온도가 상온보다 조금 높아서 냉장고에 평소보다 오래 두었다.
    • 집에서 쭉 두었던 와인이라면, 캘리포니아 까베르네 소비뇽의 단맛을 감안해서 온도를 더 낮췄을 것 이다. 보통 냉장고 20분이라면 이 와인은 30분?40분? 정도로 두었겠다.
  • 잔 : 소피앤왈드 피닉스 버건디 잔이 딱 좋다. 코가 좀 버거운 것 같기도 해서 리델 베리타스 까베르네 잔에도 담아봤는데, 잔 입구가 넓어서 향이 너무 퍼진다(=향이 잘 맡아지지 않는다).

[눈]

코어가 엄청 진하다. 스템을 잡은 손이 보이지 않는다. 림에 사알짝 노란 빛이 감돈다. 투명도는 탁하다. 스월링을 하면 레그가 아주 두껍고 천천히 흘러내린다. 그리고 잔에 색이 많이 묻어 난다. (14.5도)

루비라고 하기에는 많이 어둡다. 딥-루비라고 해야 할까? 림의 노란 빛이 신경 쓰여서 인지, ‘가넷’이 자꾸 떠오른다. 딥-가넷이 이런 색일까? 아닌 것 같다. 보라빛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는데, 테크시트를 보고 나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림베리에이션이 이런 걸까?


[코]

인중과 미간이 잔에 닿을 정도로 코를 깊숙이 넣었고, 흐~읍 들이마셨다. 달콤한 붉은 과일이 떠오른다. 한참 코를 대고 있지만, 그닥 향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달달한 향이 먼저 나고 곧이어 오크 뉘앙스가 따라 붙는다. 달달한 향이 과일 뉘앙스 같은데 강도가 약하다. 아쉽다.

[입]

와 맛있다. 입에서 진가를 발휘하는구나. 향과 비슷하게 신선한 과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졸이거나 말린 정도로 열을 가한 뉘앙스도 아니다. 그렇다면 뜨거운 햇볕에서 아주 잘 익은 검붉은 자두나 블랙 체리 일까? (자두와 체리의 차이는 뭘까?)

탄닌은 크지 않은 규모지만 입에서 굴리는 동안 입 안이 온통 자글거렸다.

잘 익은 과일이 떠올랐으니, 당도가 다른 요소(탄닌, 산도 등)보다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극혐하는 신대륙의 그런 잔당감은 아니다. 기분 좋은 단맛이다.

[피니쉬]

여운이 길지 않다. 3초 이내다. 달달한 뉘앙스는 10초 이상 남아있다. 향은 금방 사라지고, 단맛과 탄닌은 입 안에서 꽤 남아있다.

[생각나는 대로 적기]

남은 와인은 1/3 정도다. 이제 피닉스 보르도 잔에서 마신다. 잔을 작은 걸로 바꿨지만 아직도 향을 잘 모르겠다.

옆에서 와이프가 마시고 있던, 아주 맛있는 벨기에 맥주 ‘델리리움 녹터넘’ 향을 맡았다. 흑설탕, 옛날과자 모나카, 배(달콤한 흑설탕 뉘앙스에 적당한 산도가 더해진 것을 그렇게 느꼈다)를 떠올렸고 와이프도 크게 공감했다. 그런 걸 보면 몸 컨디션이 나쁜 것 같지 않다. 이쯤이면 결론 내야겠다. 이 와인은 향이 강하지 않다.

테크 시트에 언급된 다크 체리는, 삼킬쯤 끝 맛에 ‘이거 체리인가?’ 라는 생각으로 연상 되었다. 블루베리는, 내가 느낀 아주 잘 익은 블랙베리로 이해해야 할까?

오크 뉘앙스 중 토바코는 시가의 감칠맛나는 고소한 향을 말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에서 코를 조금 떨어뜨리고 향을 맡으니까 오~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코 위치와 잔에 따른 와인 양 등 불확실 요소가 많지만, 오크 뉘앙스와 과일 단맛의 비율에 따라, 말린 허브 -> 토바코 -> 캬라멜 같이 이런 순서로 느껴지는 것 아닐까? 확신은 없고 그냥 이 와인 만으로 느낀 가설이다.

아 그리고 까베르네 소비뇽인데 피망이나 컷 그라스 같은 향을 한 번도 못 느꼈다. 일부러 잔에 와인을 아주 조금만 남기고 한 번 돌려서 향을 맡으면 그제야 아주아주 약하게 그 뉘앙스가 나온다. 신기하네.

오늘 안주는 저녁에 애들이 먹고 남긴 돈까스다. 좋아,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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