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절광고X, 내돈내산O
얼마 전 새 노트북을 구매한 와이프 옆에서, 8세대 인텔 CPU를 장착한 보급형 노트북으로 타닥거리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배가 살살 아파왔다.
아내의 새 노트북은 LG그램. 최신형 노트북의 얇은 베젤과 지나치게 가벼운 무게.
내 노트북은 2Kg이 넘는 묵직함 때문에, 와인 기록 같은 작업을 하려다 가도 ‘에이 귀찮아 나중에 하지 뭐’ 다시 내려놓기 일쑤였다. 몇 년 사용한 제품이다 보니 배터리가 금방 닳아서 전원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하는 것도 배아픔에 한 몫 했다.
그렇게 내적 갈등만 하기를 두 달여. 아이들 재우고 맞이하는 이 귀한 휴식 시간에 와인 공부는 안하고 다나와 사이트만 들락날락.
‘이대로는 안되겠다. 나도 이참에 바꿔야겠어.’
컴퓨터 부품을 자세히 알지는 못 해도 대략 느낌은 아니까, 일단 검색을 시작했다. 한동안 즐거웠던 고민을 마친 뒤 나의 최종 결론은,
LG 울트라 PC Edge 16U70Q-HA76K 였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은 새 노트북에서 작성하고 있다.
목차
나의 사용 목적과 최소 조건 : 16GB 램과 큰 화면
노트북 구매를 결정했으니, 어떤 제품을 살 것인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
나는 언제 노트북을 사용하는가?
- 와인을 마시며 기록 남길 때
- 블로그 글 쓰기
- 웹 서핑
- 간혹 리그 오브 레전드(롤) 게임하기
예상은 했지만… 막상 적어 놓고 보니 굳이 새 노트북을 살 필요가 있나 싶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너무나 합리적인 이성적 판단은 잠시 못 본 척해야겠다.
일단 사용처를 생각했을 때 외부 그래픽 카드는 필요 없겠다. 쾌적한 사무용 노트북이면 될 것 같다.
주워 듣기로, 빠릿한 컴퓨터를 쓰고 싶다면 최소 16기가 이상의 램을 선택해야 한 단다. 그리고 17인치 대화면 이었으면 좋겠다. CPU 캐쉬 메모리도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그것까지 신경 쓰긴 힘들 것 같고, 주력 모델에는 적당한 수치로 붙어 있으리라 믿고 간다.
이 조건들을 다나와 사이트에 검색해보자. ‘노트북 전체’ 카테고리에서 17인치 화면과 램 16기가를 체크하고 낮은 가격 순으로 정렬하면. 와! 50만원 후반부터 나온다.
그런데 잠깐만. 색상이 실버와 그레이 밖에 없네… 난 화이트나 블랙이 갖고 싶은데.
CPU를 골라보자. 이름도 어렵네.
색상도 그렇고, 이 정도 조건이면 저가형 모델은 걸러질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17인치 화면과 램 16기가 조건에서도 저렴한 가격대 제품들이 많이 보였다. 눈치 챙겨야 하는 남의 돈을 쓰는 상황이었다면 이쯤에서 타협해도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애지중지 할 노트북 이니까 조금 더 가격대를 올려보자.
지금 검색 결과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대부분 CPU가 인텔 i 코어 ’11세대’ 다.
(글 작성 시점은 2023년 2분기이며, 13세대가 최신 버전)
AMD 코어는 잘 모르니까 일단 패스하더라도, 두 세대 전 모델은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다.
인텔 CPU는 등급(i3 / i5 / i7)에 따라 성능이 다르다. 하지만 ‘출시 세대’도 그 간 발전한 기술력 차이 때문에 ‘등급’ 못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들었다. 이왕이면 한 세대라도 더 최신에 가까운 모델을 사고 싶었다. 특히 인텔 CPU는 11세대에서 12세대로 넘어가면서 꽤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하니, 참고해야겠다.
인텔은 i 시리즈, AMD는 라이젠 시리즈로 CPU를 제공한다. 각 시리즈를 아주 간단하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i3와 라이젠3는 저전력 코어(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평소에는 낮은 클럭 유지)
i5와 라이젠5는 일반형
i7과 라이젠7은 고급형
i9과 라이젠9은 초-고급형
그럼 다나와 사이트의 검색조건에서 i3와 라이젠3를 빼 보자.
– 검색 조건 : 17인치 화면, 램 16기가
– ‘결과 내 검색’ 에서 제외할 키워드 : i3, 라이젠3
큰 변화는 없지만 저전력 코어가 다 빠졌다. 좀 더 검색 결과를 줄여보자.
페이지 위쪽 상세 검색 옵션에서 CPU를 ‘종류별’, ‘세대별’로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고급형 사용자가 아니니까 i5와 라이젠5 중에서 최신 세대와 한 세대 전 제품들로 선택한다. (‘고급형’ 사용자란, 고성능 게임이나 대용량 고화질 영상 편집 등의 유저를 말함)
현시점 기준으로 i5는 12세대 13세대이고, 라이젠은 잘 모르니까 라이젠5를 특정 시점까지 다 체크해보자. (옵션 체크 항목에 i5-11세대가 나오기 전까지)
정렬 기준을 낮은 가격 순으로 놓고 다시 검색해봤다.
아하, 인텔 12세대 안에서도 많은 분류가 있나 보다. 우선 i5-1235U와 i5-1240P가 거의 대부분이다. 12는 세대 인 것 같고 U는 왠지 저전력인가 본 데, 역시 그랬다. P가 일반형인 모양이다.
그럼 검색 제외 조건에 i5-1235U도 추가하자.
좋아. 검색 결과가 꽤 깔끔해졌다.
궁금한 부품을 클릭하면 정보가 나온다. 이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이트 참 열심히 만들어 놓으셨네.
[궁금해서 인텔 공식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찾은 정보들]


램에도 클럭이 있었다.
새롭게 정렬된 상품들을 하나씩 살펴 보는데, 또 잠깐만…
램 용량 옆에 왜 클럭이 표시되어 있지? 설마, 같은 16기가라도 클럭에 따라 성능이 다른가?
아니나 다를까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간략히 정리하면, 최신 기술은 DDR5 인데 아직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데이터 전송이 DDR4보다 엄청 많이 빨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시간이 더 지나면 넘사벽 느낌이 될 테지만, 나는 지금 살 거니까 그건 관계 없다. DDR 앞에 LP가 붙은 건 Low Power 라고 한다.
이 정도 차이는 큰 차이 없을 것 같다.
12세대 LG 그램 LPDDR5 5200MHz
내가 구매한 LG 울트라 PC 엣지 LPDDR4x 4266MHz
내게 꼭 필요한 옵션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옵션들은 다음과 같다.
- ㅗ형 방향키 :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필수 조건.
- 키보드 백라이트 : 애들 잘 때, 다소 어두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편이다.
- 타이핑 질감 : 마이너 한 요소지만 역시 개인적으로는 중요하다.
- 무게와 디자인 : 어딘가에서 꺼내 들고 와야 하는 상황이라 무게가 가벼워야 한다. 또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야 항상 열어보고 싶어 진다.
- 색상 : 디자인과 같은 맥락인데, 화이트 or 블랙!! 예외 없음.
- 윈도우 설치 여부 : PC를 잘 알아서 개별 설치가 가능하거나, 개인용 윈도우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이 옵션은 제외해도 되겠다. 거의 같은 제품인데 윈도우 설치 유무에 따라 가격 차이가 10만원 가까이 나는 것도 있었다. 나는 별도 구매한 윈도우가 있기 때문에 일단 프리도스 제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 나름 결정한 ‘검색 제외’ 조건으로 ‘해외 리퍼’ 혹은 ‘중고’ 키워드가 있다. 해외 리퍼 제품은 가격이 다소 저렴하며 성능이나 A/S 지원 여부 등은 국내 판매품과 거의 같아 보이는데, 키보드에 한글 자판이 없다고 한다. 해외에서 쓰려고 만든 것이니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이미 꽤 높은 금액을 두고 고민하는 중인데 가급적 국내 판매/유통 되는 제품을 골라야겠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중고 제품도 제외한다.
실컷 공들여 조건을 달았지만, 그냥 내가 갖고 싶은 건 LG노트북 이었나보다.
위 검색 조건들을 다 넣고 하나씩 스크롤 내려보니, 다들 2Kg 이상이고 램클럭도 낮고 색상도 그레이 등 마음에 들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우스 휠을 드르륵 드르륵 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로 이거다’ 싶은 제품이 있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LG그램 이었다. 진작 고민했던 것이지만, 150만원 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렇다면 LG 홈페이지에 가서 지금 주력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다나와에서 최저가를 알아보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여러 노트북 카테고리 중 내가 살펴볼 만한 것들은 아래 세 가지였다.
- LG 그램
- 명불허전. 당연히 가격대가 다른 두 그룹보다 높음.
- LG 울트라 PC
- 셋 중 가장 낮은 가격대. 하지만 15인치 화면과 램 8기가 밖에 없고, 무게도 1.5Kg 이상이다. 아쉽지만 탈락.
- LG 울트라 PC Edge
- 위 둘의 중간 포지션. 16인치 화면에 램 16기가(4266MHz), 무게 1.47Kg, 색상 챠콜그레이. 찾았다 이거다!
- 단 하나 남은 확인 사항. CPU가 라이젠 이다. R7-5825U와 R5-5625U 두 종류가 있고, 홈페이지 판매가 기준으로 15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왕이면 R7-5825U 로 해야겠지.
- ‘R7-5825U vs i5-1240P 비교’ 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분야에 따라 평가는 나뉘지만 전혀 뒤지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지금 살펴보는 노트북 들은 내가 하는 일에 비해 오버스펙이다 보니, CPU는 문제 없을 것 같다.
- LG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회원가로 구매하는 것이 가격도 거의 최저가이고, 안전하고, 윈도우도 설치해주고 가장 좋은 조건인 것 같다.
- 좋아, 이걸로 결정!! 16U70Q-HA76K(LG전자 공식 홈페이지 상품 링크)
최적의 제품을 골랐다면, 웹과 유튜브에서 리뷰도 찾아보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먼저 확인해 보려고, 구글 등 웹이나 유튜브에서 ’16U70Q-HA76K’를 검색해보았다. 참고하려는 리뷰가 광고여도 상관없다. 내가 알고자 하는 포인트만 잘 설명되어 있으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유의미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이 와 별개로, 다 그렇겠지만 LG 노트북 이름의 영문과 숫자에 모두 의미가 있다고 한다. 꼭 하나씩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다.)
여기 링크해 놓은 영상은, 유튜버 리뷰머신 님의 ‘엣지와 그램 비교 리뷰’ 다.
장단점을 잘 알려주셔서 납득할만한 것은 금방 내려놓게 되었다.
일단 장점은 외관. 확실히 나는 검은색 계열에 끌리는 것 같다. 지금 사용 중인 아이폰 그라파이트에 가까운 울트라 PC 엣지의 차콜 그레이가 그램의 화이트 보다 더 예뻐 보였다.
그리고 그램은 노트북 덮개 정중앙에 gram이 쓰여 있고, 울트라 PC 엣지는 모서리에 LG로고와 글자가 박혀 있다. 난 후자가 훨씬 깔끔하고 좋아 보였다.
외관에 단점도 있다. 케이스가 메탈릭한 느낌이 나는 건 좋은데 로션을 발랐거나 유분기가 있으면 손 자국이 잘 묻어 난다.
그리고 치명적인 단점은 키보드 백라이트가 없고, 타이핑 질감이 다소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 엣지를 받은 당일, 와이프가 쓰고 있는 그램과 비교해보니 쫀득한 맛이 덜하다. 서걱 거리는 느낌. 그리고 자판 위에서 손 끝이 잘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었다. 키보드 백라이트는 그냥 불 켜고 써야겠다. 눈 건강에도 좋지 뭐.
그리고 구매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전혀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있다.
얇은 키스킨을 사서 쫀득한 질감과 손 끝 미끄러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생각난 김에 지금 키스킨을 벗기고 타이핑 해봤는데 그간 키보드가 운동을 해서 그런지 훨씬 느낌이 좋아졌다. 내 기준에서 키보드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었다.
외관에 손 자국 남는 것은, 첫날만 조금 신경 쓰였다가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물티슈 등 촉촉한 것으로 한번 닦고서 마르게 두면 깨끗해 진다.
신나는 셋팅 시간! 하지만 복병이…
새벽 감성으로 16U70Q-HA76K를 최종 선택했기에 과오를 다시 돌이킬 수 있도록 다음 날 오전 동안은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선택을 재-점검하려 했지만.
에잉 몰라~ 마음은 이미 콩 밭에.
즐거운 마음으로 얼른 주문했더니 시기가 잘 맞아 LG전자의 ‘내일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다음날 오전 내 손에 딱 도착했다. 아싸.

즐거운 마음을 셋팅을 시작해 보자.
윈도우가 설치된 제품이라, 첫 오픈은 윈도우 설정부터 시작되었다. 기분 좋게 다음 다음을 누르다가 만나게 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로그인 화면.
어라? 건너뛰기가 없네. 그래, 새 컴인데 깔끔하게 로그인 하고 가자. 다음 다음.
드디어 바탕화면 등장. 이것 저것 설치를 마치고 나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런데 또 다시 잠깐만…
윈도우 계정 설정은 한 기억이 없는데, C드라이브 ‘사용자’ 폴더 아래에 익숙하지만 완성되지 않는 내 메인 아이디가 적혀있다. 음??
구글링 해보니, 최초 윈도우 설정할 때 MS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그 아이디의 앞 5자리 문자가 자동으로 사용자 계정에 등록된다고 한다. 하하 이건 또 무슨. 쓰려면 다 쓰던가. 일단 기본 셋팅에 사용한 시간은 아깝지만, 결단은 빠를수록 좋은 법.
또 다시 구글링.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다. (검색 키워드 : 윈도우11 로컬계정 설치)
1. PC 초기화 : 설정창 열기(윈도우키+i) -> 시스템 -> 복구 -> PC 초기화 -> 모든 파일 삭제 옵션으로 진행 -> 한참 기다리면, 노트북을 처음 받아서 켰을 때처럼 PC가 초기화 된다.
2. 윈도우 셋팅 과정에서 네트워크(와이파이) 찾는 화면이 나오면 Shift+F10 을 눌러 cmd 창을 띄운다.
3. cmd 화면에 oobe\bypassnro 를 입력하면 PC가 재부팅 되고, 네트워크 찾는 화면에 ‘건너뛰기’ 옵션이 생긴다.
4. 이후 사용자 이름을 입력하는데, 이게 C드라이브 사용자 폴더 아래에 생성되는 나의 폴더 이름이 된다. 혹시 다른 프로그램에서 경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한글이나 띄어쓰기는 넣지 않고 깔끔하게 이름을 풀어 써서 영문으로만 만들었다.
5. 바탕화면까지 잘 진입한 뒤에, 필요하면 MS계정에 다시 로그인 한다. (MS오피스2021을 사용한다면 로그인 필수)
참고로, MS오피스 2021을 카카오페이로 구매했는데 중복 결제 되었다. 몇 일이 지나도 은행 계좌에 환불 되지 않아서 확인해보니, 결제 당일 카카오페이 계좌에 이미 환불 되어 있었다. 다시 메인 계좌로 이체한 뒤 모든 상황 종료.
고민과 후회는 끝이 없다. 미련 없이 새로운 일에 몰두하자.
이 노트북 구매 후기를 쓰면서 LG 전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 구매 후 10일 남짓 사이에 LG 울트라 PC 엣지 2023년형이 출시 되었다. ^^?
라이젠 R5급 새로운 세대를 탑재한 모델이고 가격도 비슷하다.
살짝 울컥했지만, 앞서 말했듯 이미 나에게는 16U70Q-HA76K도 오버스펙이니까 신경쓰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목록에 R7급 새 코어를 탑재한 모델은 없는 것으로 보아 한두달 지나면 또 나올 것이다. 그리고 또 조금 지나면 다음 세대가 나올 것이고. 끝이 없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면, 각 모델의 출시 시기를 체크해보거나 하다못해 상담원에게 문의라도 해 봤을까? 아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새 모델 출시는 아예 생각을 못했다. 2023년 2분기가 지나가는 판에 신모델이 나올 줄은 몰랐지. 하하.
이제부터는 즐거운 마음으로 와인노트를 작성해야겠다.
와인 마시는 것도 즐거운데, 기록 남기는 손맛까지 좋으니 오랜만에 정말 좋은 소비를 했다.


